2013년 9월 10일 화요일

법무부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성남보호관찰소의 실패

법무부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성남보호관찰소의 실패 9월 9일 법무부는 성남보호관찰소의 이전을 백지화했다. 분당엄마들의 거센 반발과 지역 국회의원들과 시장의 항의에 견뎌내질 못했다. 어느 곳엔가엔 있어야 하는 시설이 결국에는 아무 곳에도 가지 못하는 곳이 되고 말았다. 10여 년이 넘게 방황한 끝에 법령까지 바꾸면서 시도한 작전은 실패했다.
 왜 실패 했을까? 중앙 정부기관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그중에서 법무부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에서 실마리를 찾아본다. 
첫째는 강한 명분이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국방부 사람들과 비슷하다. 옳은 일이고 꼭 필요한 일이니 받아들여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기무사가 과천에 사령부를 이전할 때도 그랬다. 국방부 사람들은 과천시민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다. "자기들을 지켜주는 신성한 의무를 다하는 기관을 반대하다니"라고 오히려 서운해 했다. 아주 오래전이었다. 법무부 산하 등기소에서 길가에 표지판을 세우려 했다. 광고물 관련법에는 시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점을 지적하자 등기소 서무직원이 혼짓말을 하는 걸 들었다. "감히 법무부가 하는 일인데" 이십 년도 지난 일인데 나는 이번 일을 전해 들으면서 그때 그 일이 생각났다.
 둘째. 좀 더 세심해야 했다. 먼저 지역인사들에 대한 개별설득이 있어야 했다. 시장에 대한, 국회의원에 대한 설득이 우선이었다. 물론 개별적으로 협조를 약속한다 해도 민심을 앞세워 돌변할 수도 있다. 그걸 감안하고라도 설득해 나가야 했다. 거주민에 대한 설득에서는 기피시설에 대한 바른 이해 작업이 필수다. 따지고 보면 보호관찰소를 드나드는 사람들 중에 전자팔찌를 차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그럼에도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이점을 강조했고 입을 건너가면서 그 피해가 확대됐다.
 세째. 언론에 대한 사전작업이 더 있어야 했다. 사건이 기사화되면 누군가 이름을 붙인다. 성남의 경우 사무실 이전을 쉽게 하려고 이른 시간을 택했다지만 누군가 도둑이사라는 표현을 썼고 순식간에 확산되고 굳어졌다. 기자가 만들었을까 누군가 그 표현을 써서 기자에게 건네주었을까? 마지막 날 한 언론은 반경 5킬로미터 안에 70여개의 학교가 있다는 표현을 썼다. 기막힌 카피였다. 님비라고 몰릴수도 있는 상황을 순식간에 정리해 버렸다. 확산력이 큰 중앙언론은 대부분 지역언론의 시각을 통해서 지역 사건을 이해한다. 먼저 지역언론에 대한 세심한 접근이 있었더라면 언론마저 등을 돌리지는 않았으리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중앙 정부의 사업들이 주민들과 갈등을 빚게 되면 대부분은 밀양송전탑과 같은 순서를 밟게 된다. 갈등관리 기술이 취약해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추진부서의 접근 방식에 세심한 기술이 먼저다. 앞서 예를 든 기무사 과천이전의 경우 해결책은 이해당사자 대표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법이었다. 국방부로서는 속이 터질 일이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성남 건이 잦아들자 원주보호관찰소가 이전을 결정했고 반대 움직임이 시작됐다. 누군가 기름을 부으면 불이 붙는다. 분당엄마들 만큼 적극적인 행동이 예상되지 않는다고 낙관할 수는 없다. 성남의 경우 한쪽 언론에서는 공권력의 추락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위로인지 자극인지 모를 말들을 쏟아 내고 있다. 당연한 일을 하는데도 조심스러운 것이 현실이다.
대의명분을 내세운 전쟁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간 쓸개 빼놓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세일즈 같은 것이 행정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성남에 보호관찰소를 두어야 한다면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을 써야 한다.

주민들이 보호관찰소를 보는 시각부터 바꾸도록 해줘야 한다. 맥도날드 햄버거에 지렁이 고기가 들어간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레이 크록은 한 방에 잠재웠다. "지렁이 고기는 쓰고 싶어도 비싸서 못 쓴다. 쇠고기는 파운드 당 1달러지만 지렁이 고기는 6달러나 된다" 유머스럽지만 간결하고 확실하게 문제를 보는 시각을 바꿔 놓았다. 그런 기술이 필요하다.(김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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