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5일 일요일

당대 최고라서 기억되는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을 찾아가는 이유

유럽을 찾는 이들이 많다. 누군가 유럽 여행객을 비난하며 "자기 나라에서는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1백년 이상 된 건물은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철거해 버리고 오래된 건물을 보러 비행기 타고 간다"며 비난한다. 타당한가?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유럽의 유명한 도시에 남은 건축물 들은 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건축물들이 만들어진 시기를 불문하고 그것이 당대 최고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권세를 가진 교황이 초대 교황인 베드로의 무덤 위에 지은 이 성당은 당대 최고의 건축가를 고용해서 시작했다. 4세기 초 바실리카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을 16세기에 재건축한 것이다. 1506년 교황 율리오 2세가 당대 최고의 건축가 도나토 브라만테에게 맡긴 건축사업은 라파엘로, 페루치 등 최고의 건축가들이 조금씩 수정해가며 오늘의 모습을 만들어 나갔다. 1546년 교황 바오로 3세는 71세의 미켈란젤로에게 공사를 맡겼다. 르네상스 건축 양식의 모델이 된 것이지만 하나의 양식으로 통일된 건물이 아니다.
피렌체, 파리 등에서 오늘날 까지 세계인을 불러 모으는 유명한 건축물들은 당대 최고의 인물들이 당대 최고의 자본을 통해 이루어진 걸작들이다. 때로는 하부는 고딕 양식으로 시작했다가 상단부는 그 이후의 양식으로 바뀌기도 하고 그리스 신전에서 성당으로 다시 교회로 용도가 바뀌면서 외관이 바뀌기도 한다.
전후 서울의 많은 건물들이 폭격으로 무너진 이유도 있다. 그 이후에 서울 재건 과정에서는 당대 최고라는 의미 보다는 당장의 필요에 의해서 급조된 면도 있다. 그러니 세월이 지나 다시 부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지금 우리가 당대 최고를 가질만한 여유가 있을까? 당대에 완성되지 않아도 시도만큼은 당대 최고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지도자를 만날수 있을까?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누구라도 시비를 걸수 있고 선동이 가능한 세상에서 최고의 아이디어가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당대 최고의 기술로 걸작을 만들어 후대에 남겨주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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